고독(蠱毒)
남만 특유의 독. 수십, 수백 마리의 독물을 한 항아리에 집어넣고 한 마리가 살아남을 때까지 뚜껑을 열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 고독의 독기는 무척이나 강해서, 다루는데도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보통 기생충 같은 형상으로 묘사되며, 사람의 피부를 뚫고 들어가 혈관 안을 기어다니거나 내장기관에 기생하며 고독을 다루는 술자가 원하는대로 피술자에게 고통을 주는 용도로 사용된다. 이런 식으로 사용되는 고독과 술자 사이에는 영교靈交가 이어져 있다고 해서, 고독이 죽으면 술자도 큰 정신적인 타격을 입고 무력화되는 경우가 많다.
고독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막대한 내공을 이용해서 태워죽이거나, 고독술을 시전한 자를 죽여 고독술에서 해방되는 것 정도가 있다. 그나마도 전자는 엄청난 고통을 수반하며, 잘못하면 백치가 되어버리거나 주화입마에 빠져 미쳐버릴 수도 있다.
멸신고(滅神蠱)
고독의 일종. 최강의 고독.
일단 고독이 사용되면 몸 안으로 파고들어 심맥과 혈관을 갉아먹는 가운데 내장을 핏물로 녹여버리며, 이 고독은 공청석유와 같은 영약을 쓴다고 하더라도 죽일 수가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생명력을 지녔다. 사실상 이 고독에 노출된 다음에는 영약을 엄청나게 써야 겨우 생명을 유지하는 선 정도에 그친다는 것.
고독을 해독하는 방법은 5갑자, 300년 수위의 내공으로 태워버리거나 독왕지체에 이르러 독을 아무리 먹어도 소용이 없거나 독을 먹을수록 내공이 강해지는 경지에 이르러 있을 것을 요구한다.
무고(巫蠱)
고독의 일종. 이것에 당한 자는 시름시름 앓다가 죽어가게 되는데, 다른 고독과 달리 주술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고독의 제조 방법은 다른 고독과 다를 바 없지만, 사람의 생기를 빼앗고, 멀쩡한 사람의 생명을 깎아내며, 시간이 오래 걸리기는 하지만 자연스럽게 죽음에 이르게 하는 종류.
무해지극독과 비슷하지만, 외부로 독에 당한 증상이 드러나지 않는 무해지극독과 달리, 이것에 당하면 눈밑이 검어지는 등 외부로 증상이 나타난다.
이 고독을 물리치는 방법은 시전자를 죽이는 것뿐으로, 일종의 저주에 가깝다 보니 일반적인 무림의 대응 방식으로는 대응할 수 없다.
무고술(巫蠱術)
고독을 이용한 저주술. 술법의 일종. 저주 자체를 가리키기도 하므로, 매우 사악한 술수로 취급된다. 정확하게는 고독의 개념 자체가 이 무고술에서 기인한 것으로, 고독을 제조하는 방식 자체가 이 무고술에서 나왔다.
중국이나 조선 초기에 이에 관한 술법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고, 이를 이용해 사람을 죽이거나 그를 방조, 교사할 경우 사형에 처하도록 되어 있다.
무협 소설에서 고독술이라고 부르는 것이고, 민간설화나 다른 이야기에서는 무고술이라고 한다.
무형섭혈고(無形攝血蠱)
고독의 일종. 이것에 중독되면 내공이 반감되고, 무공을 펼칠 때마다 발작을 일으켜서 제대로 싸울 수 없게 만든다. 내공이 반감되는 것도 치명타지만, 무공을 펼치려고 할 때마다 고통을 주기 때문에 무인에게 있어서는 사실상 몸속에 못 같은 걸 박아놓고 싸우는 셈.
게다가 이것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고독술을 펼친 자가 일정한 신호를 보내면 발작을 일으켜서 내상을 입게 만들고, 아예 고독이 발광하게 되면 온몸의 피가 거꾸로 돌면서 사람을 미칠 정도의 고통을 주기 때문에 사람을 꼭두각시로 부리기 위해서 쓰는 고독이기도 하다.
미백탈심고(迷魄奪心蠱)
고독의 일종. 미심고와 비슷하지만, 이쪽은 혼백을 지배하여 사람을 아예 이성조차도 이 고독을 시전한 자에게 조종당하는 것이라는 차이점이 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나, 고독의 시술자에게 완전히 동조해버리게 되어 시전자의 말에 절대적으로 동조하고 따르게 된다. 시전자의 명이라면 죽마고우라고 할지라도 가차 없이 베어버릴 정도이며, 사실상 사람의 탈을 쓴 인형으로 만들어버리는 무서운 고독.
미심고(迷心蠱)
고독의 일종. 사람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하고 미혹하는 종류. 고독의 대부분이 그렇지만 주술에 가까운 성질을 일부 띠고 있는데, 미심고 역시 비슷하게 사람의 심성을 뒤틀어놓거나, 성격을 급격하게 바꿔버리는 등의 능력을 보인다.
부정한 것에 동조하고, 정의로운 일을 싫어하게 되는 성향을 보이는 등 이것에 중독되면 사람의 심성이 부정적인 쪽, 나쁜 쪽으로 변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
이것에 홀린 자는 시전자의 말에 따르는 꼭두각시가 되지만, 미심고에서 깨어나면 무슨 짓을 했는지 잊어버리게 되어 자신도 모르게 잠재적 스파이 노릇을 하는 등, 악독하게 쓰이곤 했다.
미혼고(迷魂蠱)
고독의 일종. 미혼약과 같은 역할을 하는 고독.
미혼고에 노출된 자는 이성을 잃고 지성을 상실하여, 사실상 이 고독의 조종자가 원하는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가 된다. 함부로 고독을 제거할 수도 없는 것이 다른 고독과 달리 피술자의 뇌에 기생하기 때문에 이것을 잘못 자극할 경우 피술자와 고독이 함께 죽어버리는 불상사가 벌어지는 것. 사실상 해독하거나 피술자로부터 떼어내기 위해서는 외과수술이 필요한 극악한 종류의 고독이다.
백왕의고(白王蟻蠱)
고독의 일종. 흰개미 형태의 고독. 특정한 신호, 보통 휘파람 소리나 호각號角(호루라기) 소리를 이용해 조종한다. 비밀리에 상대에게 풀어놓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고독의 투입방법인 것과 달리, 연막을 이용해 상대의 전신에 연기를 묻힌 다음 신호를 이용해 상대의 전신으로 파고들게 하는 식으로 운용하는 것이 주력이 된다.
내공으로 경맥과 기혈, 내장을 보호하더라도 끊임없이 전신을 돌아다니며 내부로 파고들려고 하기 때문에, 내공을 빠르게 소진시켜 제 풀이 지쳐 쓰러지게 만들 정도로 지독한 고독.
이것에 중독되면 온몸을 뜯어먹히는 듯한 고통을 느끼게 되며, 실제로 백왕의고가 내공으로 보호되지 않는 곳을 돌아다니며 갉아먹으며 고통을 주게 되며, 그 기미가 심해질수록 얼굴에 기미가 드러나는데, 홍조가 살짝 도는 홍색에서 황색으로, 황색에서 검은색에 가까운 안색이 될수록 상태가 나빠진다.
색혼고(色魂蠱)
고독의 일종. 일반적인 고독과 달리 사람의 성정을 변화시키는 고독.
이것에 쏘인 자는 점차 색을 탐하는 성격으로 변해가며, 나중에는 하루라도 여자가 없으면 잠을 이루지 못하는 색정광色情狂이 되어버린다. 사람의 성격 자체를 변화시킨다는 점이 무서운 고독.
섭백고(攝魄蠱)
고독의 일종. 미혼고보다도 악독한 고독.
미혼고가 뇌에 기생하여 사람을 사실상 꼭두각시로 만들어 조종하는 고독이라면, 섭백고는 사람의 이성을 그대로 남겨둔 채 몸만 의지를 벗어나 움직이게 하거나, 친인들을 죽이게 하는 등의 사리에서 벗어난 일을 그대로 실행하게 할 수 있는 고독이다.
중추신경계와 뇌 부근에 기생하며 숙주의 행동 자체를 고독의 조종자가 결정할 수 있게 만들기 때문에 엄청나게 악독한 고독.
음양고(陰陽蠱)
고독의 일종. 암수 한쌍으로 이루어진 고독. 자고雌蠱와 모고母蠱, 또는 자고와 웅고雄蠱로 나누며 보통은 모고를 시술자 쪽이, 자고를 피술자 쪽이 갖거나 강제로 주입당한다.
시술자는 모고를 통해 자고를 제어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엄청난 고통을 주어 피술자를 고문하거나 이용하는 식으로 사용한다.
정인고(情人蠱)
고독의 일종. 일반적인 고독과 달리 독으로서 기능하는 고독이 아니라, 진정으로 사랑하는 연인의 애정을 증명하는 수단. 이것을 나눠 먹은 연인은 다른 한쪽이 죽을 때가 되면 함께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착골부시고(錯骨腐屍蠱)
고독의 일종. 몸 안으로 파고들어 뼈를 녹여 형태를 일그러뜨리고, 몸을 서서히 부패시켜가는 강력한 독성을 지닌 고독. 해독약이 없으면 최소 3갑자, 120년 수위의 내공으로 고독을 불태워 없애야 하는데 구무협 시절 주인공이라면 몰라도 현대무협의 주인공들에게는 다소 불가능한 수준의 대처법이다.
천마황극고(天魔皇極蠱)
고독의 일종. 최상급 고독. 이것에 중독되면 차츰차츰 내공을 잃다가 광기에 빠지며 폐인이 된다. 그 과정이 자연스러워, 주화입마가 되어 쓰러진 듯 오해하게 된다.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화혈색고(化血色蠱)
고독의 일종. 여인을 취하지 않고서는 살 수 없게 되는 고독으로, 정력도 일시적으로 강해져서 하루에 여자 서넛을 갈아치우지만, 나중에는 지나친 방사로 정기가 모조리 빨려나가기 때문에 오랫동안 노출될수록 좋지 않은 말로를 맞게 된다.
고독은 끊임없이 성욕을 자극하고, 온몸에 남은 양기를 끝까지 쥐어짜내기 때문에, 화혈색고에 걸린 자는 끊임없이 여자를 탐하게 된다. 문제는 이 고독이 생존하려면 일정한 양의 음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여자를 안아야 한다는 점. 음기의 공급이 끊기면 화혈색고가 발작해서 온몸이 피로 녹아 죽어버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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