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파의 검기이종지쟁(剑气二宗之争)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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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의 소설 [소오강호]에는 검기이종지쟁(剑气二宗之争)을 겪는 내용이 나온다. 그 출발은 소림사에서 하루 머물던 악숙와 채자봉이 규화보전을 보다가 시간이 없어서 반반씩 보기로 하고 반 쪽씩 외운 것에서 시작한다.

화산파 기종(氣宗)의 시조인 악숙(嶽肅)과 화산파 검종(劍宗)의 시조인 채자봉(蔡子峰) 두 사람은 원래는 사이 좋은 사형제였는데 소림사 하원에서 몰래 [규화보전]을 훔쳐보게 된다. 시간이 없기 때문에 두 사람이 각각 반씩 훔쳐서 읽고 외운 뒤에 둘이 외운 것을 서로 합치기로 하는데, 이때 서로 해석이 다르고 상대를 의심하면서 기종과 검종의 양 종파로 갈라져 적대시하는 관계가 되고 만다.

둘이 외운 무공은 내공을 중요하게 여기는 무공과 검초를 중요하게 여기는 무공으로 앞뒤가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둘 사이에는 오해가 생기고 내공을 중시한 쪽은 기종이 되고, 검법 초식을 중시한 쪽은 검종으로 갈라진다.

[규화보전] 사태를 알아차린 소림사 하원의 주지 스님인 홍엽(紅葉) 선사는 자신이 가장 아끼는 제자 도원(渡元) 을 보내 악숙과 채자봉 두 사람이 이 무공을 연마하지 못하게 한다. 그런데 도원 선사가 화산파에 도착하자 악숙과 채자봉은 되려 도원선사에게 규화보전의 앞부분과 뒷부분을 해석해 달라고 조르게 된다. 이로 인해 도원 선사는 악숙과 채자봉 양 쪽으로 들은 규화보전의 구결을 모두 얻게 되고, 이를 이용해 벽사검법을 창안한다. 그리고 도원 선자는 소림으로 돌아가지 않고 속세로 환속해 이름을 임원도라 칭하고 강호에서 벽사검법의 명성을 떨치게 된다.

한편 화산파는 검종과 기종으로 나뉘어 계속 다투게 되는데, 두 종은 월녀봉에거 결투하기로 한다. 이때 기종이 꾀를 써서 검종 최고 고수인 풍청양을 강남으로 보낸다. 그러나 검종 최고 고수 풍청양이 없음에도, 검종은 기종과 대등한 대결을 벌이게 되는데, 이로 인해 양쪽 합쳐 20명이 넘는 초고수가 죽는 사태가 벌어진다. 기종의 계략으로 풍청양이 빠진 결과 검종은 몰살당하고 그로 인해 풍청양은 죄책감을 느끼고 화산파 깊은 곳에 은거하게 된다.

검종과 기종 중에서 어느 쪽이 화산파의 원류냐 하면 검종 쪽이라 할 수 있다. 화산파는 검법 하나만 파고드는 문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오강호에서도 검종이 항상 기종을 일방적으로 압살할 정도로 강했다.

이것이 [소오강호]에 나오는 검기이종지쟁의 내용으로 이후 무협소설에서 화산파 내부 갈등을 묘사하는 클리세로 사용하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