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무협’인가? 무협에서 '무'와 ‘협’의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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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武俠)에서 ‘무’의 뜻은 누구나 안다. 무기라는 뜻이다. 그래서 무기를 다루는 사람을 ‘무인, 무사, 무관’이라 부르고, 기술은 ‘무예’ ‘무술’이라고 부른다. 무(武)라는 글자 자체가 백병지왕이라는 ‘창’에서 유래한 글자다.

주인공의 활약을 그린 ‘탐정소설’ ‘추리소설’은 탐정이라는 직업이나, 주요 능력으로 장르이름을 삼았다. 이런 식이라면 ‘무사소설’ ‘무예소설’이라는 장르명이 적합할 것 같은데, 일상에서 사용하지 않는 ‘무협’이라는 낱말을 장르명으로 삼았다.

왜 직업인 ‘무사’도, 능력인 ‘무예’ ‘무술’도 아닌 ‘무협’일까? 도대체 ‘협’의 뜻은 무엇일까?

‘협’의 뜻에 대해서 연암 박지원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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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으로 남을 구하는 것을 협(俠)이라 하고, 재물로 남에게 은혜를 베푸는 것을 고(顧)라고 한다. 협과 고를 겸하는 것은 ‘의(義)’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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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무협’이라는 장르에는 ‘협’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뜻이고, 이 말은 남을 구하는 것이 소설의 주제여야 한다는 뜻이다.

주인공이 힘(무공)을 이용해 자기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소설인 경우, ‘무협’이라 부를 수 없다는 뜻이다.

‘무협’의 주인공은 ‘힘으로 남을 돕는 주인공’이어야 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무협의 초기 정의인 것이고, 지금은 다양한 주제를 가진 무협소설이 등장하고 있다. 무협에 대한 정의 또한 변화하는 것이니 ‘남을 돕는 것이 무협’이라는 틀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설명] 그런 의미에서 김조순(1765~1832년)이 쓴 [오대검협전]은 한국무협의 전형이라 부를 수 있다. [오대검협전]은 제목에 ‘검(무)’과 ‘협’이 등장하며, 검술을 이용해 억울하게 죽은 지인의 복수를 다루는 소설이다. 현대 무협의 특징인 무공, 의협, 복수가 모두 포함된 작품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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