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림사의 이름의 유래에 대해 대개의 문서에는 ‘소실봉 북쪽숲에 있는 절’이라고 나오는데, 이 설명이 맞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소림사는 북위의 효문제가 낙양으로 천도를 할 때 인도 승려인 발타선사를 모시고 간 것이 계기가 되었다. 당시 발타선사가 조용한 곳에서 수행을 하고 싶다고 해서 지어준 것이 숭산의 소림사에 지은 소림사고, 그곳의 책임자로 임명한다. 이런 이유로 ‘소림’의 뜻이 ‘소실봉의 숲 속에 지은 절’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소림의 ‘림’이 ‘숲’이 아닐 가능성이 큰 이유]
1. 소림사가 지어진 곳은 숲속이라 부를만한 지역이 아니다.
2. 숭실봉에서 이름을 따려고 했으면 ‘숭실사’로 짓는 것이 타당하다.
‘소림’의 뜻은 ‘소실봉의 총림(總林)’ 줄임말일 가능성이 훨씬 높다.
총림이란 빈댜바나(산스크리트어: Vindhyavana)의 의역으로 승려들이 화합하여 함께 배우며 안거(安居)하는 곳을 말한다. 선원(禪院) · 강원(講院) 등 제반 시설을 갖추고 여러 승려가 수행하는 도장이 총림이며 사찰 중에서도 지도자급 사찰이라고 보면 된다.
보통 사찰의 책임자를 주지승이라고 부르는 것과 달리 총림의 최고지도자는 방장(方丈)이라고 부른다. 한국의 경우 주지는 수 천 명이지만, 방장은 해인사·통도사·송광사·수덕사·백양사 등 5개 사찰만이 총림이라, 총 다섯 명의 방장이 있다.
중국에서도 사찰의 주승은 ‘주지’라고 부른다. 반면 ‘방장’은 총림급 대규모 사원에서만 사용할 수 있으며, 20년 이상의 경력과 중국불교협회에서 임명을 해야만 사용이 가능한 호칭이다. 다시 말해서 큰 사찰의 큰스님에게만 부여하는 칭호다. 이런 이유로 방장이 해당 사찰의 주지까지 맡을 수는 있어도, 주지가 방장이 될 수는 없다.
그러나 방장이라는 명칭이 총림의 큰스님을 가리키는 용도로 사용된 것은 비교적 최근이다. 원나라 이전까지 방장은 스님의 직함이 아니라 당호 또는 당우라고 부르는, 그러니까 스님들이 모여서 수행하는 거실 이름을 가리켰다. 원나라 때부터 ‘방장’이 직함으로 쓰이다가 청나라 말이 되면서부터 구체적으로 직함으로 자리잡는다. 한국과 중국에서는 스님의 직함으로 ‘방장’을 쓰지만, 일본에서는 지금도 장소 공간의 의미로만 사용된다.
[소림의 ‘림’이 총림의 뜻일 가능성이 높은 이유]
1. 발타선사가 원한 사찰이 조용히 수행을 원하는 사찰이었고, 임금이 창건해 내린 임명이므로 일반 사찰이 아닌 큰사찰인 ‘총림’이었을 것이다.
2. 일반사찰이면 ‘주지’라고 불러야 하지만 소림사만 ‘방장’으로 부르는 이유는 소림사가 효문제에 의해 ‘총림’으로 지정되었기 때문이다.
효문제가 왜 ‘소림사’라고 이름을 지었는지 기록이 없기 때문에 ‘소림사’의 뜻이 ‘소실봉의 숲 속’인지 ‘소실봉의 총림’인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지만, 정황상으로 볼 때 ‘소실봉의 총림’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므로 소림사의 이름 유래에는 이 두 가지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설명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