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화 무료 완결이 가지는 의미

URL: https://tanma.kr/data/200finished.html

웹소설을 쓰면서 뭔가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있는데, 이때 의견이 갈리는 주제들이 있다면 그것은 작가 자신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주제로 봐야 한다. 예를 들어서 ‘성적 나쁜 유료작품을 200화까지 써야 하나? 조기완결이 나은가?’ ‘지망생이라면 무료라도 완결까지 한 번 써보는 것이 좋은가?’와 같은 주제다. 이것을 남에게 물어보는 작가라면, 작품의 목표나 웹소설 작가로서 의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중국어 배워야 하나?’라는 주제에 대해서 외부인이 어떻게 판단을 해준단 말인가? 외부인은 ‘배우면 도움이 되지.’라는 의견과 ‘배우는 시간이 오래 걸려’라는 의견으로 갈릴 수밖에 없다. 본인이 중국에서 살 거라면 중국어를 배워야 하고, 살면서 중국과 아무 연관성이 없다면 중국어 학습은 시간낭비다.

결국 ‘중국 관련 사업을 하는데, 중국어를 배워야 하나?’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본인이 내릴 수밖에 없다. 본인에게 중국이라는 시장이 주는 의미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서 중국어 학습 의지가 결정되는 것이다. 중국시장이 절실하지 않은 사업가는 중국어를 배우지 않을 것이고, 중국시장이 절실한 사업가는 중국어를 배우기 마련이다.

‘무료 완결을 하는 것이 좋은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 역시 본인이 내려야 하는 질문이다.

내 경우는 첫 작품인 [무림미녀전기]를 200화 무료로 완결했다. 당연히 독자의 반응은 없었다. 내가 200화까지 쓴 이유는 내가 웹소설에 대한 의지가 얼마나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과연 탄마는 200화를 쓸 의지가 있는가? 200화를 쓸 실력은 있는가? 200화 쓰는 동안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200화를 쓰면 얻는 것이 뭘까?’ 등등 검증해야 할 것이 많았기에 200화를 썼다.

결과적으로 200화를 쓴 것은 내게 큰 도움이 되었다.

1. 탄마는 200화를 쓸 수 있는 의지와 성실함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2. 200화를 80일이면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3. 200화를 쓰기 위해서는 필요한 도구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4. 독자가 없는 작품이라도 200화를 쓸 수 있는 인내심과 부동심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5. 기타 등등.

이 경험은 이후 내가 작품을 쓰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1) [17호 천재서생]은 유료화 이후, 250화 완결까지 80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치킨으로 무림재벌]도 유료화 이후 250화를 83일 만에 완결, [천재의생 무신전직]은 유료화 이후 40일 만에 200화 완결을 지었다.
내가 이렇게 빨리 완결을 지을 수 있는 이유는 무료 200화 완결을 통해서 내가 가진 완결 능력과 속도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2) [귀검살신 무림귀환]은 조연들이 줄거리를 이끌어가는 소설로 웹소설의 문법을 벗어난 소설이라 독자들이 보지 않을 것이라 가정하고 쓴 작품이다. 선작 450에 불과한 이 작품의 200화 연재를 결정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료 200화를 쓴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독자가 없어도 200화를 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에 과감하게 내게 필요한 연재를 결정할 수 있었다.

2024년 공모전작 [실혼무림]은 공모전이 끝날 때까지 선작 100도 찍지 못 했지만 유료화를 결정했다. 70화까지 선작 200을 겨우 찍은 이 작품은 유료화 할 경우 20전환 정도일 것이고, 곧 한 자리 수 독자로 200화까지 연재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내가 쓰고자 하는 ‘조선무협’을 위해서 유료화를 결정했는데, 이런 결정이 가능한 이유는 내 작품에 대한 목표가 뚜렷하고, 독자 반응 없이도 200화를 쓴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한자리 수 독자를 안고 가면서 200화 완결을 해야 하나?’라고 질문을 왜 한단 말인가? 조선무협을 쓰기 위해서는 흥행에 상관없이 완결까지 써야 한다는 목표가 뚜렷한데. ‘최저시급도 안 나오는 작품을 200화까지 써야 하나?’라고 질문을 하는 작가라면 자기 작품의 목표부터 점검해야 할 것이다.

‘보는 사람도 없는데, 힘들어서 계속 쓸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왜 한단 말인가. 무료로도 200화를 완결한 경험이 있는 난데.

결국 이런 질문은 남에게서 해답을 얻을 수 있는 질문이 아니다. 자신의 환경과 목표를 고려해 자신이 결정해야 하는 질문이다.

‘무료200화 완결이 글솜씨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되는가?’라는 질문에는 ‘아니오’라고 대답할 수 있다. 해당 분야 입문한 초보자가 200일 동안 축구, 마라톤, 그림, 작곡 한다고 해서 실력이 얼마나 향상되겠는가.

하지만 ‘무료 200화 완결이 웹소설 작가로서 재능을 판별하는 데 도움이 되는가?’라는 질문에는 ‘예’라고 대답할 수 있다. 200화를 완주했다면, 완주 능력이 있다는 것을 판별할 수 있고, 200화 전에 포기했다면, 작가로서 완주 능력이 없다는 것을 판별할 수 있다. 200화 완주에 성공하든 실패하든, 작가로서 의지와 능력에 대한 객관화는 가능해지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무료 200화 완결’이 글솜씨 향상에는 별 영향이 없을지 몰라도, 작가로서 자신의 의지와 능력을 객관화시키는 것에는 큰 도움을 준다.

글솜씨 향상이나 돈이 목표라면 ‘200화 완결’은 의미가 없는 일일 것이고, 작가로서 의지와 능력을 알고 싶다면 의미가 있는 일이 될 것이다.

* * *



• 200화 • 노력 • 무료완결 • 성실함 • 완결의 의미 • 웹소설 • 웹소설시장 • 웹소설작가 • 작가의 의지 • 작가의 재능 • 흥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