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을 쓰면서 뭔가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있는데, 이때 의견이 갈리는 주제들이 있다면 그것은 작가 자신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주제로 봐야 한다. 예를 들어서 ‘성적 나쁜 유료작품을 200화까지 써야 하나? 조기완결이 나은가?’ ‘지망생이라면 무료라도 완결까지 한 번 써보는 것이 좋은가?’와 같은 주제다. 이것을 남에게 물어보는 작가라면, 작품의 목표나 웹소설 작가로서 의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중국어 배워야 하나?’라는 주제에 대해서 외부인이 어떻게 판단을 해준단 말인가? 외부인은 ‘배우면 도움이 되지.’라는 의견과 ‘배우는 시간이 오래 걸려’라는 의견으로 갈릴 수밖에 없다. 본인이 중국에서 살 거라면 중국어를 배워야 하고, 어쩌다 여행 정도 하는 사람이라면 중국어 학습은 시간낭비다.
결국 ‘중국 관련 사업을 하는데, 중국어를 배워야 하나?’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본인이 내릴 수밖에 없다. 본인에게 중국이라는 시장이 주는 의미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서 중국어 학습 의지가 결정되는 것이다. 중국시장이 절실하지 않은 사업가는 중국어를 배우지 않을 것이고, 중국시장이 절실한 사업가는 중국어를 배우기 마련이다.
연중지표에 대한 질문이나, ‘무료 완결을 하는 것이 좋은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 역시 본인이 내려야 하는 것이다.
내 첫작품인 [무림미녀전기]는 성인무협으로 웹소설이 뭔지도 모르고 쓴 작품이다. 이 작품이 첫작품인데 200화 무료로 완결했다. 당연히 독자의 반응은 없었다. 내가 200화까지 쓴 이유는 내가 웹소설에 대한 의지가 얼마나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과연 탄마는 200화를 쓸 의지가 있는가? 200화를 쓸 실력은 있는가? 200화 쓰는 동안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200화를 쓰면 얻는 것이 뭘까?’ 등등 웹소설 지망생으로써 검증해야 할 것이 많았기에 200화를 썼다.
결과적으로 200화를 쓴 것은 내게 몇 가지 사실과 교훈을 남겼다.
이 경험은 이후 내가 작품을 쓰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17호 천재서생]은 유료화 이후, 250화 완결까지 80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치킨으로 무림재벌]도 유료화 이후 250화를 83일 만에 완결했고, [천재의생 무신전직]은 유료화 이후 40일 만에 200화 완결을 지었다.
내가 이렇게 빨리 완결을 지을 수 있는 이유는 무료 200화 완결을 통해서 내가 가진 완결 능력과 속도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재능이 부족함에도 다작을 전략적으로 선택해 나름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이유는 200화 무료완결을 통해 내 글쓰기 속도와 작가로서 의지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2024년 공모전작 [실혼무림]은 ‘한국무협’이다. 공모전이 끝날 때까지 선작 100도 찍지 못 했지만 유료화를 결정했다. 그럼에도 내가 쓰고자 하는 ‘조선무협’을 위해서 유료화를 결정했는데, 이런 결정이 가능한 이유는 내 작품에 대한 목표가 뚜렷하고, 독자 반응 없이도 200화를 쓴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실혼무림은 21전환을 했지만 ‘한자리 수 독자를 안고 가면서 200화 완결을 해야 하나?’라는 질문이나 ‘최저시급도 안 나오는 작품을 200화까지 써야 하나?’라고 질문을 할 이유가 없었다. 한국무협의 바탕을 마련하기 위해 흥행에 상관없이 완결까지 써야 한다는 목표가 명확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 한국무협인 [무사누나]는 4전환한 작품이다. 유료화 첫날 4명이 사주셨다. 결국 나중에는 구매수 0을 찍으면서 200화까지 완결했다. 이 작품 역시 ‘저전환 작품을 200화까지 완결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할 이유가 없었다. 한국무협의 바탕을 만들기 위해 수익과 상관없이 쓰기로 작정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이 쓰는 작품을 ‘200화까지 써야 하나요?’ 또는 ‘연중해야 하나?’라고 질문을 하는 작가라면 자기 작품의 목표부터 점검해야 할 것이다.
다음 링크의 문서를 참고하면 작가의 포지셔닝 전략에 대해 참고가 될 것이다.
∞ Link 작가의 포지셔닝 전략(4) 개별작품의 포지셔닝, 연중 기준.
결국 이런 질문은 남에게서 해답을 얻을 수 있는 질문이 아니다. 자신의 환경과 목표를 고려해 자신이 결정해야 하는 질문이다.
[무림미녀전기]를 200화 쓰는 동안 수백 명의 조연이 등장하고 다양한 무공, 무기, 가문, 사건이 등장하는데, 암기만으로는 이 많은 인물과 사건을 정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10~30까지만 쓰는 것하고 200화를 쓰는 것은 정말 많이 다르다. 30화까지는 기억에 의존할 수 있지만 200화가 넘어가면 기억으로는 안 된다.
그래서 도구를 쓰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마인드맵인 Xmind를 사용해서 인물, 무공, 무기, 조직, 사건, 스토리 등등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외 200화를 쓰기 위한 원고관리법 등 다양한 방법론을 익혀야 했다.
이때 사용한 도구와 각종 방법론, 관리법 등은 이후 다른 작품을 쓸 때도 매우 유용했고, 지금까지도 이때 하나씩 체득한 도구와 방법을 쓰고 있다.
‘무료200화 완결이 글솜씨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되는가?’라는 질문에는 ‘아니오’라고 대답할 수 있다. 해당 분야 입문한 초보자가 200일 동안 축구, 마라톤, 그림, 작곡 한다고 해서 실력이 얼마나 향상되겠는가.
독자가 보지도 않는 재미없는 작품을 200화 쓴다고 해서 흥행성을 보는 눈이 길러질 리가 없다.
따라서 나는 돈을 버는 작품을 쓰고 싶다가 목표인 사람이라면 200일 동안 200화 쓰는데 시간 낭비하지 말고, 10~20화를 10~20번 시도하는 것이 더 좋다.
다만 ‘무료 200화 완결이 웹소설 작가로서 재능을 판별하는 데 도움이 되는가?’라는 질문에는 ‘예’라고 대답할 수 있다.
200화를 완주했다면, 자신에게 완주 능력이 있다는 것을 판별할 수 있고, 200화 전에 포기했다면, 작가로서 완주 능력이 없다는 것을 판별할 수 있다. 200화 완주에 성공하든 실패하든, 작가로서 의지와 능력에 대한 객관화는 가능해지는 것이다.
다만 남들에게 ‘200화 완결 도움이 될까요?’ ‘연중할까요?’라고 묻는 사람들은 200화에 도전해봐야 얻는 것이 없을 것이다. 자신의 인생을 남에게 맡기는 사람이 무엇을 얻겠는가? 고통만 남을 것이다.
스스로 자신의 꿈과 가치를 확인하려는 자기의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200화 완결을 시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결정하려는 자기의지가 강한 사람이라면 200화 연재에 실패하든 성공하든 자신에 대한 객관적 지표는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글솜씨 향상이나 돈이 목표라면 ‘200화 완결’은 의미가 없는 일일 것이고, 작가로서 자신의 의지와 능력을 알고 싶다면 의미가 있는 일이 될 것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