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웹소설 무협에는 스마트팔찌가 갑자기 등장해도 이상하지 않다.
그러니 너무 고증에 신경 쓰면 작가 본인이 힘들 것 같다.
호칭이 간략화 된 현대에서도
아내가 남편을 부르거나 가리키는 말이 100개는 된다.
여보, X씨, X아빠, 영감, 자기야, 오빠,... 시부모에게는 아비, 아범, 그이, 친정부모에게는 X서방,그사람, 남편동기에게는 오빠, 형님, 동생, 내동기에게는 매형, 매부, 형부, 서방,X아빠, 자녀에게 아빠, 아버지, 사위에게는 장인,아버지, 남편동료에게는 X씨,X과장 타인에게는 우리남편, 저희남편,바깥사람,바깥양반,...
아내의 제자가 아내의 남편을 호칭하거나 지칭하는 것을 고민한다면,
아내의 부모, 스승, 상사, 부하, 하인, 자녀, 조카, 친척, 동료, 타인들이
부를 때마다 질문을 해야 할 것이고, 100개의 대답을 찾아내야 할 것이다.
아내가 남편을 지칭할 때만 이정도라면... 시부모, 며느리, 부모자식, 부부, 사돈, 친척, 동료, 적, 마을사람, 황실... 사람들이 남편을 가리킬 때...
거기에 직접 대화 때, 인용할 때, 집에서, 공적인 자리에서, 편지쓸 때,
장례식 때, 소개할 때 등등...
남편을 가리키는 용어가 수백 개는 된다.
너무나 많은 경우가 있다. 이걸 다 제대로 된 호칭과 지칭을 찾아서 쓰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다.
고증을 하려고 하면 무협이건 판타지건 끝이 없다.
중세 판타지에서 귀족 레벨만 11단계고, 레벨별로 호칭이 다 다르고
파티 때 호칭과 예우가 달랐다. 그래서 여성들은 몇 년의 귀족 수업이 필요했다.
더구나 같은 계급인 귀족 외에도 동료(단위별), 상사(레벨별), 하인(레벨별), 가족(부인,아들,딸,부모), 평민 등등에 호칭 및 예우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걸 고증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2) 고증을 해서 써봐야 독자는 어렵다고 외면할 수 있다. 그래서 웹소설에서는 적당한 수준에서 현대적으로 간략하게 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나는 무협에서 가가나 상공 대신 그냥 '오빠'로 호칭한다.
제대로 고증하려면 나보다 나이 많은 남자가 미혼이냐 기혼이냐, 나랑 혈육이냐 아니냐, 나와 관계가 머냐 가깝냐, 신분이 나보다 위냐 아래냐... 등등에 따라서 호칭이 달라진다.
주인공은 한 명인데 열 명의 여자가 주인공을 부르는 호칭이 다 달라져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냥 '오빠'로 통일해버린다.
(3) 그래도 어느 정도 그럴듯한 호칭과 지칭을 쓰고싶다면 1번처럼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호칭과 지칭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효과를 주는 지칭과 호칭을 쓰는 것이 글쓰기에 편하다.
[A] 조직과 관련 호칭과 지칭이 가장 범용성이 좋다.
가게사장님이 기루인데 청화루면 루주님, 청화각이면 각주님, 청화장이면 장주님,
청화포목점 사장이면 점주님, 청화문 문주면 문주님, 청화상단 단주면 단주님, 청화대 대주면 대주님...
이러면 점소이(종업원)가 부를 때도 점주님, 손님이 부를 때도 점주님, 타인이 부를 때도 점주님, 윗사람이 부를 때만 님자를 빼고, 점주로 부르면 된다.
(실제로 고증을 하자면 기루 사장님을 부를 때 남자사장은 귀두, 여자 사장은 노보라고 불렀고, 중간 관리자는 영가, 평두, 어공으로 말단관리자는 어조사라고 불렀다.)
[B] 무협에서 관계를 나타내는 호칭 지칭은 현대어의 한자어를 사용하면 무난하다.
옛날 중국말을 쓰면 너무 고어 같고, 한글말을 쓰면 너무 현대어 같으니 현대어 한자어 정도가 적당하다.
큰아버지면 백부, 작은아버지면 숙부,
둘째삼촌이면 이숙, 셋째삼촌이면 삼숙, 관계가 먼 편이면 촌수 따지지 말고 당숙,..
그러므로 사고의 남편은 고숙...
[C] 선생과 같은 의미로 무협지에서 쓸 수 있는 잘 알려진 호칭으로는
대인, 형장, 대협, 처사, 거사 등등이 있다. 상황 따라 쓰임새가 조금 다르기는 하다.
그 외에는 [A] 예시처럼 상대의 직위를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