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커뮤니티에 보면 ‘뜰 글은 뜬다’라는 말이 있다. 잘 쓰면 결국 뜬다는 말인데, 이 말이 사실일까?
결론적으로 말해 이건 자기최면에 가까운 말이다.
예를 들어서 최근에 뜬 [러스트]를 보자. [러스트] 말하면서 잘 쓴 작품은 결국 뜬다라는 증거로 내세우는데, [러스트]야말로 ‘뜰 글이라도 안 뜨고 묻힌다’의 증거다.
[러스트]는 문피아 아레나 참여작인데, 아레나 끝날 때까지 200위 안에도 못 든 작품이다. 아레나 참여작이니 종료 때까지 30화 가까이 썼다는 이야기다. 30화까지 러스트 선호작수는 40명.
당연히 연중해야 할 수치지만, 연중 안하고 쓰다가 뜬 경우다.
보통 작가들이 연중을 결심하는 경우 빠르면 5-10화에도 지표를 보고 연중한다. 문피아 작품 중에 10화 전에 연중하는 작품이 태반이다.
커뮤니티에서 말하는 지표의 기준은 보통 15화 정도다. 15화에도 지표가 안 좋으면 연중하라고 한다. 실제로 다수의 작가들이 15화 정도에 지표 안 나올 경우 연중한다.
[약 먹는 천재마법사]는 15화 때 선호작이 60명에 불과했다. 만약 작가가 통상 연중 기준인 15화에서 접었다면 [약 먹는 천재마법사]는 아무도 기억 못 하고 묻힌 글 중의 하나가 되었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러스트]가 통상적인 연중 회차인 15화에서 연중했거나, 심지어 아레나 끝난 30화에서 실망해서 연중했다면, 그대로 묻히는 글이 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묻힌 작품이 얼마나 될까? 문피아 수십 만 작품 중에서 수도 없이 많은 보석 같은 작품들이 10-20화 사이에 연중을 해서 끝내 묻혔다고 보면 된다.
그러니 ‘뜰 글은 뜬다’의 조건으로
1. 작품성이 좋을 것
2. 뜰 때까지 연중 안하고 계속 쓸 것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한 것이다. 1번을 만족시키는 작품은 많았겠지만, 2번까지 만족시키는 작품은 [러스트]와 같이 몇 작품에 불과한 것이다.
수십 만 개의 연중 작 중에는 [러스트] [약 먹는 천재마법사] 수준의 작품이 숱하게 많았겠지만... 사람들은 수 많은 묻혀버린 보석작품이 뭔지도 모른다. 극적으로 살아남은 몇 개 작품만 기억할 뿐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