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들어갈 때, 힘을 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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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링을 칠 때 몇 번 안 친 사람은 가운데 핀 맞추는 일에만 집중한다. 가운데로만 굴려도 스트라이크 나오고, 가운데만 맞추는 일은 생각보다 쉽다. 컨디션 좋으면 170도 더 넘게 나온다.

반면 볼링을 제대로 배우겠다고 공부 시작하고 폼을 잡고 치려고 하면, 100도 안 나온다. 공에 원하는 회전이 안 먹어서 맨날 구멍으로 빠진다. 이 지루한 과정에서 적지 않게 탈락한다.

하지만 직감으로 치면 평생 200을 넘기 힘들고 점수가 들락날락한다. 스플릿을 처리하는 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스플릿을 처리하려면 원하는 방향에 원하는 힘으로 회전을 넣어서 굴려야 한다. 던져보고, 어디에서 잘못되었는지 분석하고. 폼 교정하고 다시 던져보고. 또 분석하고. 또 수정해보고. 이 과정을 몇 년 동안 반복한다.

그렇게 제대로 배우기 시작한 사람은 100, 110, 120, ... 250.
조금씩 점수가 올라가는데, 그것이 평균 점수가 된다.

무엇이든 배우기 시작하면 몸에 힘이 들어간다.
스플릿 처리하겠다고, 공에 회전을 주기 위해서 빡세게 힘이 들어간다.
그러다 핀을 하나도 처리 못 하고 거터에 빠져버린다.

하지만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조금씩 정교해지고, 차츰 힘을 빼는 법을 익히게 된다.

초보자가 처음부터 힘을 빼고 치는 것하고, 기초를 익힌 후에 힘을 빼면서 치는 것은 다르다.

이것이 볼링만 그런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학습분야가 그렇다.

자전거 배울 때 다 경험했을 것이다. 안 넘어지려고 핸들에 힘을 주면서 자전거를 제어하려다가, 차츰 힘을 빼면서 몸 전체를 자전거와 일체화시키면서 자전거를 타게 되는 것.

그렇게 오랜 연습이 이루어지면, 머리가 까먹어도 몸이 기억해서 움직이는 단계로 넘어간다. 순간적으로 다음 춤동작을 까먹었는데, 몸이 기억해서 춤동작이 이어진다.

글쓰기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나는 잘 모르고 썼던 첫작품이 330 전환했고, 오히려 3년 차인 지금 연재중인 [뒤집기부터 무공천재]는 유료 55 전환에, 요즘 하루 구매수 10 근처인데, 이 과정이 잘못 되었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다. 당연히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있다.

지금은 힘을 빡주고 배우는 때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

나쁜 성적이 나온 이유를 분석하고, 수정해보고, 내 글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수정하고. 이 과정을 반복 중이다. 이 과정에서 내가 원하는 것은 내 글에 대한 확신이다. 이번 글은 히트할 거야 하는 확신이 아니라, 평균점수가 향상되고 있다는 확신을 구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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