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된 책은 이제 판매를 해야 하는데, 과거에는 없던 유통 중 하나가 직판이다. 출판사가 전용서점을 만들어 출판하는 경우는 없으니 이걸 말하는 것은 아니고, 지금 말하는 직판은 직접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직판을 위해서는 인터넷에 판매사이트를 만들어야 하는데,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사이트를 개설할 수 있다.
(1) 오픈마켓 : 네이버스마트스토에 출판사샵을 개설하는 방식. 쿠팡, 11번가 등에도 개설은 가능하다.
(2) 자체쇼핑몰 : 출판사 홈페이지에서 PG시스템을 도입해 직접판매하거나, EC호스팅을 통해서 판매하는 방식. EC호스팅을 통해 쇼핑몰사이트를 만든다면 카페24호스팅을 이용할 경우 무료로 만들 수 있다. 카페24호스팅에 쇼핑몰을 만들면 PG사 연결까지 모두 한방에 해결된다. 물론 전자상거래업체 등록은 출판사가 따로 해야 하며, PG사와 계약도 출판사가 진행해야 한다.
그외 소셜펀딩이라고 클라우드펀딩사이트를 통해 펀딩을 모집하고 모집한 고객에게 책을 판매하는 방식 등 다양한 형태가 있지만 소수 케이스니 넘어가자.
직판으로 책을 판매하는 경우 자체가 소수 케이스니 직판에 대한 설명은 길게 하지 않겠다. 결국 다수는 교보문고 알라딘 등의 온,오프라인서점을 통한 유통이다. 그리고 이 유통과정에서 출판사는 유통구조에 대한 결정을 해야 한다.
‘(1) 출판사 - 총판 - 서점’, ‘(2) 출판사 - 배본사 - 서점’, ‘(3) 출판사 - 서점’의 세 가지 유통구조 중 하나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걸 고민하는 이유는 출판사의 이익이 이 과정에서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앞서 책의 매출 배분에서 제작비 40%는 정말 짜내서 책을 만든 것이라서 비용을 줄이기가 어렵고, 저자 인세 10%도 줄일 수 없고, 서점 30%도 줄일 수 없다. 그러니 줄일 수 있는 것은 배본과정의 20%다.
총판 20%를 ‘(2) 배본사’나 ‘(3) 출판사’로 하면 확실히 20%의 수익을 출판사가 더 많이 가져갈 수 있다. 다만 (2)와 (3)으로 갈수록 업무부담이 늘고 볼륨은 줄어든다는 점을 감수해야 한다. 그리고 이 결정은 출판사와 책의 규모 등에 의해 달라지기 때문에 출판사에서는 전략을 잘 짜야 한다.
예를 들어서 나는 책의 전국에 다 깔지 않고, 인터넷서점(교보, Yes24, 알라딘 등)과 대도시 대형서점하고만 거래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면 ‘(3) 출판사-서점’의 구조로 유통하면서 20%를 챙길 수 있다. 어차피 매출의 대부분은 온라인서점에서 나온다 생각하고 인터넷서점하고만 거래하는 전략을 세울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1인출판사는 (3)의 전략은 거의 어렵다. 책 1권을 서점까지 갖다주는 일은 말이 안 되게 힘들기 때문이다. 열 개 인터넷서점에서 책을 1권 씩 주문한다면 10만 원 매출을 위하여 10곳의 서점을 다녀와야 한다. 거기에 각 서점의 발주서와 세금계산서 발행 등등, 잡다한 일이 너무 많아진다.
그래서 1인출판사가 가장 많이 취하는 전략은 (2) 배본사를 이용한 전략이다.
조금 소수 케이스로 배본사나 총판의 유통과정을 생략하고 독립서점과 직거래하는 독립출판사 형태도 있으니 일반적인 유통방식은 아니다.
출판사에서 여러 개의 총판과 계약을 할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총판이 독점적유통을 의미하기(독점판매인 : Sole Distributor가 총판의 뜻이다.) 때문에 한 개의 총판과 계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렇게 한 개의 총판에게 독점권을 넘기는 것을 일원화라고 한다.
총판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은 뒤에 전국 서점에 깔아주고, 서점으로부터 수금까지 해서 출판사에 정산하는 형태다. 유명 총판으로는 교보문고, 북플러스, 웅진북센, 한국출판협동조합, 한성서적, 한일서적 등등이 있다.
총판과 출판사의 비율은 60:40이 기준선이다. 즉 1만 원짜리 책을 총판에 넘기면 총판은 지역서점에서 책이 팔린 뒤에 권 당 6천 원을 출판사에 보내준다.
물론 이 비율은 계약조건과 옵션에 따라서 변동된다. 서울만 유통하는 조건이나 부산만 유통하는 조건, 인터넷서점만 유통하는 조건, 물량, 총판매금액, 또는 총판의 정산방식이 현금이야 어음이냐 등에 따라서 60%가 아닌 55%나 65%로 계약할 수도 있다. 출판사가 정산을 즉시 현금으로 받기를 원할 경우 총판은 55:45를 요구할 것이다. 반대로 일원화에 따른 독점권을 한 총판에 줄경우에는 출판사에서 65:35 계약을 요구할 수 있다.
통상 1만 원짜리 책을 1권 팔 경우 총판은 교보문교로부터 7천원을 받고, 출판사에 6천원을 정산해준다. 총판은 10%인 1천 원을 판매대행 수수료로 먹는 것이다.
아래 서술할 배본사와 총판은 정산시스템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는데, 출판사의 책을 받아서 전국에 깔고 서점으로부터 수금하는 일도 총판이 한다. 즉 출판사는 서점이 아닌 총판으로부터 판매대금을 정산받는다. 이런 이유로 총판이 부도날 경우 출판사도 같이 부도 위기에 몰린다. 그동안 판매한 책 대금을 받지 못 하는 것이다.
배본비는 계약 조건 따라 다르지만 1종 1천부 기준으로 월10만 원이라는 수수료 정도에서 시작한다. 즉 1권의 책을 판매하지 못 했어도 창고비용으로 월10만 원은 내야 한다는 이야기다. 만약 100종류 책을 계약했다면 한 권의 책을 판매하지 않았어도, 월 1천만 원의 창고비를 내야 한다.
따라서 한 달에 1만 원 짜리 책 10권이 팔리는 책이라면 총매출이 10만 원으로 배본비용도 건지지 못 한다. 이런 책을 절판시켜야 한다. 물류비용이 더 많이 들기 때문이다.
당연히 배본사에 따라 가격정책을 달라지고, 창고 보관 물량, 배송 물량 등에 따라 총비용은 달라진다.
예를 들어 기본 10만 원에 서울은 무료 제외 지방은 배송 1권 당 100원을 받거나, 300부까지는 3만원 300부 이후부터는 권 당 배송비 추가를 하거나, 보관비용 5만 원에 권 당 발송비용으로 계산하거나, 1천부 이상 보관은 권 당 몇 십 원의 보관비용을 받는 등 옵션에 따라서 비용은 달라진다.
대개 추가보관비용은 권 당 30~50원, 권 당 배송비용은 100~150원 정도가 일반적이다. 서울은 100원이 일반적이고 지방은 100~150원을 받는다.
댐지나 박스 비용 등등도 따로 계산한다.
배본사마다 기본보관비용과 권 당 배송비용, 옵션, 회수비용 등등이 다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출판유통 물량을 고려하여 가장 효율적인 배본사를 선택해야 한다. 유명 배본사로는 교학사, 날개, 북플러스, 문화유통북스, 코업로지스한국도서유통, 행복한수레 등등이 있다.
출판사는 매일 팩스, 이메일, 문자, 발주시스템 등을 통해 서점의 책주문을 확인한다. 확인된 물량은 배본사에 팩스, 이메일, 발주시스템 등을 통해 배본 발주를 한다. 그러면 배본사에서 해당 서점으로 책을 배송한다.
배본사 없이 출판사를 운영할 수도 있지만, 이 경우 교보분서에서 발주한 1권의 책을 직접 포장해서 교보문고까지 갖다주러 가거나, 박스포장을 해서 택배로 붙이는 과정을 해야 하니 엄청난 인력과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 그래서 배본소 없이 출판사를 하기는 어렵다.
배본사는 총판처럼 수금 역할을 안 하고 오로지 책 발송만 한다. 따라서 서점으로부터 판매대금은 직접 출판사 통장으로 입금된다. 총판을 사용하지 않고 배본사를 이용할 경우 총판의 부도에 따른 위험은 피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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