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상황을 확인했으니 작가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기로 한다. 4단계 전략을 세웠다.
[1단계] 역량강화 전략
[2단계] 경쟁력강화 전략
[3단계] 지속가능작가 전략
[4단계] 브랜드작가 전략
이 전략의 핵심은 운에 기대지 않고, 내가 성실하게 노력을 해서 도달할 수 있는 단계를 달성하는 것에 있다.
무엇이든 성공까지는 투자가 필요한 법. 전략 수립 후 가장 중요한 자원인 ‘시간’의 투자를 고민한다.
통상 새 직종을 위한 투자 시간은 10년이 평균이다. 오늘 처음으로 붓을 든 사람이 프로화가나 프로만화가 수준으로 그리기까지 10년 이상 걸린다. 서양화라면 입시미술학원 3년, 미대 4년, 사회 초년생 3년만 잡아도 10년이다. 축구, 건축설계, 의사, 미용, 요리, 의상, 만화 등 어느 분야라도 마찬가지다. 재능이 있거나 다른 미술 계열에서 넘어온 경우라면 이 기간이 크게 단축 될 것이다.
서양화건 만화건 첫 발을 내딛는 지망생에게 요구하는 것은 하나다.
‘많이 그려라.’
세계적인 화가로 발돋움한 김정기 화백조차 사람을 온전하게 그리기까지 10년의 연습이 필요했고, 아직도 미흡하다고 생각해 꾸준히 연습하고 있다고 말한다. 당연히 웹소설에서도 글쓰기에만 기본 10년을 잡는다. 재능이 있거나 시나리오 작가 드라마 작가 등 다른 글쓰기에서 전업했다면 좀 더 단축될 것이다.
(웹소설 커뮤니티에서 반년 길어야 1~2년 안에 성공 못 하면 접으라는 충고를 보면 이해가 안 된다. 미술 입시학원 2년만에 프로화가 안 되면 미술 접으라는 말과 같지 않은가. 다른 모든 분야는 1~2년 차라고 말하면 10년은 더 배우라고 하는데, 웹소설에서는 10년 동안 갈고 닦으라는 말을 안 하니 이상한 일이다.)
기본역량강화 10년을 목표로 정한 내 역량강화 1단계는 ‘많이 쓰기’로 시작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많이 쓸 수 있을까? 많이 쓰기 위해 내가 지켜야 할 내용을 점검하고, 이를 지키기로 했다.
1. 입문 지망생의 위치를 확인한다.
2. 많이 쓰기 목표에 주력한다.
고1 입시생이 며칠 동안 정성껏 그린다고 해서 프로 작가의 품질이 나오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작가 지망생이 정성을 다해 쓴다고 해서 글의 품질이 올라가지는 않는다.
[작가레벨1]
스토리 Lv1, 서사 Lv1, 표현력 Lv1, 캐릭터 Lv1, 소재 Lv1, 플롯 Lv1, 세계관 V1, ...
좋은 작품이 나오기 위해서는 작품의 완성도에 필요한 여러 요소들이 골고루 Lv9까지 올라야 한다. 어느 분야든 그 기간이 10년이다. 운동선수나 다른 직업처럼 그 기간 동안 기초 기본 기술의 향상에 주력하기로 한다. 작품 분석 등은 후순위다. 분석이 후순위인 이유는 분석을 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축구를 보자. 우리팀이 진 이유를 분석하니, 상대의 오프사이드 전략에 당한 것이다. 그래서 문제를 알아냈고 우리팀이 이길 전략을 만들었다.
‘수비수가 오프사이드 라인에 있을 때 한 번에 적 진영으로 공간패스한 뒤 빠른 주력으로 치고 나가며 적의 라인을 뚫는다.’
분석도 맞고 대응전략도 맞다. 문제는 한 번에 공간 패스할 수 있는 능력과 적의 라인을 뚫고 치고 나가는 주력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분석은 했지만, 실천 능력이 없으면 이길 수가 없는 것이다. 한 번의 정확한 공간패스와 빠른 주력을 위해 11명 개개인이 십 년을 연습해야 하는 것이다. 결국 분석과 전략은 충분한 개개인의 개인능력이 바탕이 될 때 승리로 이어지는 것이다. 분석과 전략은 손흥민처럼 드리블, 패스, 슈팅, 상황판단 등 기본개인기가 갖춘 다음에 적용 가능한 것이다.
글도 마찬가지다. 독자파악, 승전결기, 1화에 다 넣기, 캐릭터 잘잡기, 설정오류없기, 떡밥뿌리고 회수하기, 고구마와 사이다, 잘 읽히는 문체, 가독성, ... 내 글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많은 전략을 알면 무엇하나. 그렇게 쓸 개인 역량이 안 따라주는데. 능력 없는 유치원생에게 웹소설 성공 전략을 짜준다고 해서 흥행작이 나올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니, 많은 훈련이 선수의 능력을, 많은 데생이 그림 실력을 향상시키는 최선의 방법인 것처럼 많이 쓰는 것이 실력을 키우는 길임을 나는 잊지 않는다.
많이 쓰려면 욕 먹을 각오를 하고 ‘글의 품질’을 포기해야 한다. 좀 더 좋은 글과 욕 먹기 싫어하는 완벽주의를 고집한다면 글 쓰는 속도가 느려진다.
양에 집중한 내 작품에 대한 평은 대부분 ‘초등생이 쓴 것 같다’라는 평판으로 나타났다. 이 평판을 인정하며 계속 써나간다. 많이 뛴다, 많이 그린다, 많이 쓴다는 초보자가 10년 동안 해야 할 일이다.
2020년 1월 6일부터 문피아 성인 카테고리에 성인무협지로 첫 글쓰기를 시작했고, 기타 2작품을 추가해 3작품 동시 연재를 했다. 하루 4편을 올렸다. 첫 번째 작품은 80일 만에 무료연재 200화로 완결했다. 흥행 지표나 평은 좋지 않았다. 하지만 ‘많이쓰기’라는 목표는 달성했고, 이 과정에서 다양한 경험치를 획득한다.
1. 매일 4편 이상 쓰는 것이 어렵지 않음을 확인
2. 80일 만에 200화 완결 능력 있음을 확인.
3. 200화를 쓰기 위해서 사용하기 시작한 다양한 도구 사용법 및 플롯 짜는 연습 등 장편 쓰기에 필요한 능력을 획득.
4. 기타 다양한 통계 및 경험치.
첫작품을 무료 200화로 완결한 것은 매우 중요한 기준점이 되었다. 이후 전략을 짜는데 근거가 되는 데이터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1단계]를 위한 인풋 및 문장 공부, 캐릭터 공부, 내 작품의 문제 분석, 독자분석 등 기타 공부는 당연히 지속적으로 하는 일이므로 설명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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