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나 음식점의 경쟁력강화는 두 트랙으로 이루어진다. 제품의 품질이나 음식맛을 향상시키는 것, 마케팅을 통해 어텐션을 향상시키는 것. 글쓰기에서도 두 트랙으로 경쟁력강화를 진행한다. 글쓰기능력향상 및 작품질 향상이 가장 기본이고, 다른 하나는 마케팅을 통한 경쟁력 강화다.
주목을 끌기 위한 첫 번째 목표는 작연(=작가연재) 등급으로 승급하는 일이다. 네이버웹소설로 시작하면 0.1%, 문피아는 2%가 유료화에 들어간다. 문피아로 시작하니 내 목표는 2% 안에 드는 것.
운 좋게 [17호 천재서생]이 유료화 되었다. 6월 11일에 유료 시작해서 24시간 유료전환 330명으로 시작했고, 연재 끝날 때는 구매수 50명대까지 떨어진 상태였는데, 1편씩 올렸다먼 10 이하로 떨어졌을 것이다.
첫작품을 80일 만에 200화로 완결한 경험이 있었기에 첫유료작을 매일 2연참으로 80일 만에 250화로 완결했다.(200화 완결이었으면 55일 만에 완결했을 것이다.)
만약 첫 유료작이 24H 전환 100명 이하였다 하더라도 나는 유료화를 해서 200화 완결을 했을 것이다. 아니, 200화 무료 연재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작연승급만 할 수 있다면 무료연재라는 조건도 ‘투자’라 생각하고 200화를 썼을 것이다.
소비자들의 주목(Attention)을 얻기 위하여 기업이 TV광고와 인터넷광고에 돈을 투자하는 것처럼, 독자의 주목을 얻기 위해 작가는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투자를 해야 얻는 것이 있는 법.
1월에 첫 작품을 쓰고 9월에 작연 등급으로 승급했다. 입문에서 작연까지 8개월 걸린 것이다. 이후의 모든 내 작품은 일연이 아닌, 작연 등급에서 시작하므로 어텐션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셈이다.
기업들이 회원을 확보하거나 고객 정보를 돈을 주면서 구하는 이유는 마케팅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같은 품질의 작품 A B가 동시에 출발할 때 1만 명의 팬을 확보한 몇 년 차 기성작가와 0명 일연작가의 성장속도 차이를 많이 봤다. 팬덤 관리는 경쟁력강화를 위해 꼭 필요한 투자 영역이다.
적지 않은 지망생들이 일연보다 작연이 훨씬 유리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흥행 안 되는 작품을 완결까지 쓰는 것을 꺼린다. 대개는 15-30화까지 쓰다가 지표가 부족하다 싶으면 갈아엎고 새 작품 쓰기를 반복한다. 이 전략의 문제는 두 가지다. 성과를 못 낸다면 1년 뒤에도 입문자와 같이 일연에 머무르게 된다는 점과 팬덤의 소실이다.
작품을 갈아엎으면, 팬의 수도 ‘0명’으로 갈아엎는 것이 된다.
즉 작연과 일연의 차이는 어텐션의 차이 외에도 팬덤의 차이로 나타나고 차기작을 썼을 때 성장동력의 차이로 이어진다. 나는 1년 뒤 미래가 불확실한 갈아엎기보다는 경쟁력강화가 확실한 작연과 팬덤을 선택했다.
현재 지표 낮은 유료화 작품 합쳐봐야 내 작품의 선작수는 4천 명. 하지만 초보작가에게 이 숫자가 부여하는 힘은 매우 크다.
'4,000명의 팬과 작가연재 VS 0명의 팬과 일반연재'
같은 품질의 작품 A, B가 경쟁할 때, 이 둘의 성장동력과 성장속도 차이는 극명하게 나타난다.
팬덤 관리를 위한 또 다른 방법은 ‘댓글관리’다.
지금까지 내 작품에 등록된 수 천 개 댓글에 모두 답글을 달았다. 댓글 하나에 답글 다는 시간은 평균 1분이 안 된다. 팬덤 관리에 1시간을 투자한다고 보면 하루 50개 정도는 답글을 달 수 있다.
악플은 내 작품의 문제를 알려주고, 선플은 내게 영감을 주는 역할을 한다. 나머지 댓글도 팬덤의 확장 강화에 도움이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독자에게 감사하는 마음’이다. 맹세컨대 나는 지금까지 내 글 독자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잊은 적이 없다. 내 글을 읽어 지표를 올려주고, 심지어 유료결제를 하는 분들이다. 그저 감사한 분들이다. 그렇기에 모든 댓글에 답글을 달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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