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콤 드라마처럼 몇 곳의 장소에서 몇 명의 캐릭터만 이용해 사건을 이끌어가는 장르도 있지만, 삼국지처럼 장수만 수백 명이 등장하는 소설도 있다. 등장인물이 많으면 장소도 많아지고, 소품도 많아진다.
[17호 천재서생]과 같은 무협지의 경우 이름이나 직책이 언급되는 인물만 300명 정도다. 여기에 100곳이 넘는 장소가 등장한다. 다양한 무공과 병기, 독약, 영약, 신물 등도 등장한다. 암기력에 의존해서 작업하기는 어려운 분량이다. 문서파일에서 검색하면서 작업하려면 시간 낭비가 심하다. 그래서 사용하는 것이 정리용 도구인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마인드맵 프로그램이다.
마인드맵 프로그램은 수백 종류가 있으며 각각 개성과 특징이 있다. 하지만 기능은 거의 대동소이하다. 여러 가지 마인드맵 중에서 내가 선택한 프로그램은 [XMind ver.8]이다. [XMind ver.8]을 선택한 이유는 다음이다.
무료 마인드맵이 워낙 많기 때문에 무료라는 것은 특별한 장점이 아니다. XMind의 특별한 기능이 있는 것도 아니다. XMind를 선택한 이유는 2번, 저장방식 때문이다.
XMind는 작업 후 [저장하기(CTRL+S)]를 누르면 작업 폴더에 확장자가 *.xmind 인 파일로 저장된다. 한글이나 엑셀문서 워드문서처럼 하나의 문서파일처럼 저장되기 때문에 파일 다루듯이 사용하면 된다.
장점을 모두 설명하려면 너무 길어지기 때문에 시작 과정만 예로 살펴보자.
나는 작업을 할 때 수정이 이루어질 때마다 파일이름을 달리 해서 저장한다. ‘17호 천재서생_44.hwp’ 파일로 작업하다가 수정이 좀 되면 ‘17호 천재서생_45.hwp’로 저장한다. 그렇게 계속 번호를 올려가면서 파일을 관리한다. 한글 문서 뿐만 아니라, 포토샵, 엑셀 등 모든 프로그램에서 파일 관리를 이런 방식으로 한다. 이렇게 할 경우 위에서 설명한 개별파일저장 방식의 장점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XMind에 한해서만 살펴보자. 아래 이미지를 보면 [17호 천재서생] 폴더 안에 아래아한글 문서와 XMind 파일이 같이 들어있다. ‘17호 천재서생_45.hwp’ 파일을 엔터 치면 바로 한글작업이 시작된다. 왼쪽에 마인드맵을 띄우고 작업해야 한다면? 바로 ‘17호 천재서생_v45.xmind’ 파일을 엔터 치면 된다. 같은 폴더에 있으니 1초면 열 수 있다.
온라인방식이라면 이 과정이 좀 복잡해진다.
온라인 마인드맵은 문서 열기에만 수십 초가 걸린다. 같은 폴더에 있느냐 떨어져 관리되느냐의 차이다.
온라인 마인드맵은 문서를 열 수 있는 공간도 한 종류로 제한된다. 웹에서만 열어야 한다. 반면 개별파일저장 방식은 PC, 노트북, USB, 패드, 웹 등에서 열 수 있다. 파일이 웹에만 저장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mind 파일을 구글드라이브에 올려놓은 뒤에 XMind에서 불러오면, 온라인마인드맵에서 문서열기와 동일하다. 하지만 이렇게 쓸 이유가 없다. 작업폴더에 저장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마인드맵은 기본적으로 기억(기록, 검색)과 기억의 확장(아이디어)이 주요 기능이다. 내 경우 수백 명의 등장인물, 장소, 무공, 물건 등의 분류 및 기록 검색용으로 사용한다. 말로 설명하면 어려우니 아래 이미지를 눌러서 원본 크기로 보기 바란다.
처음에는 작품 내 자료 정리용으로 시작하지만, 기본 사용법을 익힌 후에는 ‘홈페이지 관리’ ‘무기 정리’ ‘감정 관련 낱말 정리’ 등의 다양한 정리에 활용을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작품 속 등장인물과 장소 정리용으로만 사용해도 마인드맵은 충분한 가치를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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