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협으로 가는 길. 구매수 1에도 200화까지 완결한 이유

URL: https://tanma.kr/data/hanhyup_dream.html

2024년 10월 25일, [실혼무림]이 200화로 완결되었다.

2024년 5월 8일 공모전에 출품한 작품으로 반 년이라는 시간을 연재해 완결한 것이다.

[실혼무림]은 작가의 실력 부족으로 독자들에게 재미를 주지 못 한 작품이 되었고, 공모전 끝날 때까지 선작수 98에 머문 흥행실패작이다. 유료화에는 한 없이 부족한 수치. 그럼에도 유료화를 강행했고, 선작수 306에 24시간 구매수 21을 기록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자리수 구매를 기록했고, 150화 때는 구매수 1을 기록했다. 감사하게도 구매수 0은 기록한 날은 없었다. 200화 여정을 끝까지 함께 해준 몇 분의 독자들이 있었는데, 이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전한다.

탄마 한국무협, 실혼무림

통상적인 관념으로는 유료화를 해도 안 되고, 유료화했어도 한 자리수 구매면 빨리 조기완결해야 하는 수치. 하지만 무료 연재 때부터 [실혼무림]은 연중 없이 200화 완결할 것을 약속드렸다. 그리고 독자에게 약속한 200화 완결을 할 수 있었다.

글 한 편 써서 하루 100원을 버는 작품이었으니 수익 면에서는 지금까지 쓴 작품 중에 최악의 작품이 될 것이 뻔하지만, 탄마가 쓴 첫 번째 한국무협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이 작품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실혼무림]을 유료화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아래처럼 밝힌 바 있다.

∞ Link 선호작98에 불과한 작품을 유료화하는 이유

많은 작가들이 무협소설을 썼지만, 지난 수십 년 동안 중국무협 세계관을 벗어나지 못 했다. 마블 유니버스 같은 한국무협 세계관은 만들지 못 했는데, 한국무협이 아니고는 무협소설의 미래는 어둡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후배들이 뛰어놀 수 있는 세계를 더 확장시켜주는 일. 그것이 선배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 지금도 가지 않는 길, 나처럼 재능 없는 사람이 가기에는 더욱 힘든 길을 묵묵히 간다.

중국무협은 드라마로 만들어질 수도 없고, 영화로 만들어지지도 않는다. [전란] [군도] [협녀, 칼의 기억] [검객] 등 한국무협 영화는 있지만, 중국무협 영화는 없다. 한국영화산업은 중국어로 된, 중국인들이 등장하는, 중국배경의 중국무협을 찍을 수 없다. 한국어로 된 중국무협을 찍은 적도 없다. [화산귀환]과 [광마회귀]가 참으로 대단한 웹소설임에도, 웹소설의 한계를 넘어설 수 없는 이유다.

무협소설이 웹소설의 한계를 벗어나 글로벌 IP가 되기 위해서는, 중국무협을 벗어나 한국무협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고, 그 생각을 실천 중이다.

물론 지난 몇 편의 유료작 성적을 통해서 탄마라는 작가가 재능이 많은 작가는 아니라는 사실은 모두 알았을 것이다. 그러기에 내가 흥행작을 써서 한국무협, 한협을 이끌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재능 있는 후배들을 위한 판을 깔아주는 일 정도에 불과하다.

[실혼무림]을 쓰면서 그 판의 토대를 하나씩 다져갔다. 처음 만든 조선무림 세계관에 없었던, 신수곡이나 연비곡 등이 추가로 등장하면서 세계관이 좀 더 확장되고, 좀 더 탄탄해졌다. 한빙궁도 등장해 그 특징을 잠깐 선보였다.

신수곡은 남만 야수궁과 비슷한 성격의 문파고, 연비곡은 귀곡문 또는 제갈세가와 비슷한 문파, 한빙궁은 북해빙궁과 성격이 같은 문파다.

조선이라고 해서 동물 다루는 문파가 나오지 말란 법이 없고, 빙공을 다루는 문파가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 어차피 화산파도 북해빙궁도 야수궁도 실존하는 문파가 아니라 소설의 세계관이 확장되면서 만들어진 허구의 문파다. 나루토의 닌자마을과 닌자도 모두 역사적 실존이 아닌 소설속 세계관에서 창조된 일본무협이다.

적어도 소설에서는 한국무협도 다양한 문파를 등장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실혼무림]을 쓰면서 확장된 내용들은 한국무협 세계관의 토대를 조금씩 더 단단하게 다지고 있는 중이다. 그것이면 [실혼무림]을 200화까지 쓸 이유로 충분하다.

나는 꿈꾼다. 언젠가는 한국무협의 ‘초인’이 홀연히 나타나는 꿈을.

그 꿈을 위해서라면 앞으로도 구매수 1의 작품을 계속 써나가는 수고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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