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누나]는 4 전환을 한 작품이다.
여자 주인공에 한국무협!
대기성이라 해도 쉽지 않은 내용을 필력도 부족한 내가 썼으니 이미 예상한 결과대로 나왔다.
첫 번째 한국무협인 [실혼무림]이 21 전환으로 최저성적이었는데, 두 번째 한국무협인 [무사누나]는 4 전환으로 최저점을 또 뚫었다.
아마 내 웹소설 역사상 앞으로 이보다 낮은 전환은 안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2026년 3월 24일에 유료화했고, 당시 선작 99(100을 못 넘김)에 불과한 작품이었다. 이미 87화까지 꽤 진행된 터라 유료화를 더 미룰 수는 없어서 유료화했다.
선작 99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수익을 생각하면 유료화를 하면 안 되는 작품이다. 선작 100도 안 되는 작품을 유료화한다면 수익은 포기하고 쓰는 것이다.
다만 한 해 한 편의 한국무협을 쓰겠다는 목표를 잡았기에 올해는 [무사누나]를 유료화했다.
결국 하루 구매수 1이 찍히다가 구매수 0을 기록한 작품이 되었다.
하지만 작가 기준으로는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면서 성실하게 200화로 완결했다.
왜 이런 작품을 100화나 150화에 조기완결 안 하고 200화까지 연재하냐고 묻는다면,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
흥행이 바닥이지만 200화 완결을 해야 하는 이유는 세 가지다.
첫 번째 이유는 유료독자에 대한 예의와 책임이다. 어쨌든 유료화를 했으니 충분히 납득할 전개로 완결을 해야 할 의무가 작가에게 있다.
두 번째 이유는 인기 없다는 이유로 스스로 조기완결을 해버리면 작가의 역량이 늘지 않기 때문이다.
돈 되는 작품에 더 집중하는 것은 작가로서 당연한 자세다. 그런데 돈 되는 작품을 만들려면 작가의 역량을 강화시켜야 한다.
피아노 연주자가 되기까지 거의 십수 년을 학원과 개인교습에 매달 엄청난 돈과 시간을 투자한다. 미대를 들어가기 위해서도 몇 년 동안 매달 엄청난 돈과 시간을 미술학원에 투자한다. 중식당에서 짬뽕 한 그릇을 만들기 위해서도 요리학원에 돈과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작은 중소기업에 들어가 먹고살기 위해서 초중고대 16년을 학교에 투자한다.
투자 없이는 결과도 없다.
이것은 교육이나 산업에서 기본적인 상식이다.
자신의 역량강화에 시간을 투자하지 않은 작가가 웹소설로 돈을 벌기를 바라는 것은, 미술학원 1달 차 고1 학생의 실력으로 그림을 팔아 돈 벌겠다는 말과 같다.
자신의 그림을 팔아먹을 정도가 되려면, 학원과 미술대학에서 돈과 시간을 꾸준하게 투자해서 자신의 그림실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음악학원과 미술학원, 체육학원에 돈과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 미대합격과 음대합격을 바라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물론 뛰어난 재능을 지닌 일부 천재는 학원에 돈과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도 합격을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보통사람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이야기다.
음악학원, 미술학원, 요리학원, 체육학원, 그리고 음대, 미대 등은 돈과 시간을 같이 투자해야 한다. 반면 [무사누나]를 연재하는 것은 시간만 투자하면 된다. 현금을 투자하지는 않는다.
그 시간을 통해서 내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는 연재수익이 아니라 작가의 역량강화다. 자신의 실력향상을 위해 투자하는 일은 작가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다. 실력향상 없이는 흥행작을 쓸 수 없고, 투자 없이는 실력향상도 없는 것이다.
4 전환한 [무사누나]를 200화 완결한 이유는 수익이 목적이 아니라, 작가의 역량강화가 목표였기 때문이다.
세 번째 이유는 내가 한국무협을 계속 쓰는 이유다.
[무사누나]의 인기와 상관없이 [무사누나]를 쓰는 동안 한국무협 세계관이 조금씩 더 확장되었다. 의주, 신미도, 영변, 구월산, 사리원 등 각 지역에 대한 정보가 탄탄하게 추가되고, 해당 시기의 역사나 문화, 조선의 여러 문파에 대한 특징들이 자리를 잡아간다.
[무사누나]를 통해서 흑수단과 신미도, 구월단 등에 대한 조직의 구조 및 정체성이 좀 더 확고해졌다. 그렇게 조금씩 한국무협 세계관이 확장되는 것이다.
구파일방이라는 중국무협의 세계관이 단 일 년 만에 이루어졌을까? 김용의 작품에는 구파일방이 안 나온다. 김용의 북개, 황용, 개방 이후 수십 년 동안 추가되고 확장되어 구파일방이 자리 잡은 것이다.
그러니 한국무협의 세계관을 만들기까지 수십 년 이상이 걸릴 것이다.
그 세계관을 탄탄하게 만들기 위해서 매년 1편 이상의 한국무협을 써야 하는 것이고, 흥행에 상관없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중국무협을 쓸 때는 선배가 닦아놓은 구파일방이라는 길을 이용하면 된다.
하지만 한국무협을 쓰는 일은 없는 길을 만들어가야 하는 일이다.
이전 글에서 아래와 같은 말을 한 적이 있다.
∞ Link 한국무협으로 가는 길. 구매수 1에도 200화 완결한 이유
이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일본은 닌자와 사무라이라는 일본만의 무협을 만들어내서 ‘나루토’, ‘귀멸의 칼날’ 같은 글로벌IP를 만들어냈다. 수백 년 역사를 지닌 것이 아니다.
다쓰가와문고(立川文庫)의 ‘사루토비 사스케(猿飛佐助)’가 발표된 때가 1913년이다. 닌자라는 직업이 소설의 주인공으로 등장한 것이다. 야마다 후타로(山田風太郎)가 ‘코가인법첩(甲賀忍法帖)’을 발표한 것은 1958년이다. 이때부터 수리검과 분신술을 쓰고 복면을 쓴 요즘의 닌자와 쿠노이치라는 단어와 이미지가 생성되고, 이후 일본무협의 주요 바탕이 되었다. 나루토 등의 원류가 ‘코가인법첩’이라는 소설인 것이다.
야마다 후타로 같은 작가들이 중국배경 무협세계가 아닌 일본배경의 무협세계를 창조한 것은 참으로 인상깊다. 그 후광을 일본 미디
일본 무협 중에 중국배경인 무협이 글로벌IP로 성공한 것은 없다.
결국 한국배경이 아닌 중국배경 무협은 글로벌IP가 되지도 못 할 뿐더러, 개방이 되면 중국작가와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한국의 땅을 배경으로, 한국의 역사와 정서 문화가 담긴 무협세계를 만들어낼 때 비로소 한국무협은 글로벌IP로 성장할 수 있고, 중국 일본 무협과 경쟁할 수 있다.
일본은 닌자라는 가상의 세계관을 만들어냈고, 나루토 같은 IP로 발전시켰다. 2026년 한국에서 그런 가상의 세계를 만들어내지 못 할 이유는 없다.
그러니 4전환이라는 성적, 구매수 0이라는 성적이지만, 한국무협의 세계를 만들기 위해서라면 흔들리지 않고 200화 완결을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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